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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증상 없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흔한 질환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고혈압의 원인, 증상, 예방법과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1. 고혈압, 정확히 무엇일까?
정의와 분류
고혈압은 동맥 내 혈액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성인의 경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최근에는 더 엄격하게 130/80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보는 기준도 있다.
고혈압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정상: 120/80mmHg 미만
- 고혈압 전단계: 수축기 12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
- 1기 고혈압: 수축기 140-159mmHg 또는 이완기 90-99mmHg
- 2기 고혈압: 수축기 16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100mmHg 이상
-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 수축기만 140mmHg 이상, 이완기는 정상
원인과 위험 요인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눌 수 있다.
본태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의 약 95%를 차지하며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다음과 같은 위험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
- 유전적 요인
- 나이 증가
- 비만
- 과도한 나트륨(소금) 섭취
- 알코올 과다 섭취
- 신체 활동 부족
- 스트레스
- 흡연
이차성 고혈압은 특정 질환이나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고혈압으로,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다:
- 신장 질환(사구체신염, 신동맥 협착 등)
- 내분비 질환(갑상선 기능 항진증, 쿠싱 증후군,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등)
- 수면무호흡증
- 대동맥 축착
- 약물(경구 피임약,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부신피질호르몬 등)
2. 고혈압,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고혈압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많은 사람들이 정기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야 고혈압을 알게 된다.
그러나 혈압이 매우 높은 경우(180/120mmHg 이상)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두통(특히 아침에 후두부에)
- 어지러움
- 시야 흐림
- 코피
- 가슴 통증
- 호흡 곤란
- 심계항진(두근거림)
- 피로감
혈압이 갑자기 매우 높아지는 '고혈압 응급 상황'에서는 위의 증상들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즉시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3. 고혈압, 어떤 합병증이 생길 수 있을까?
고혈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양한 장기에 손상을 주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심혈관계 합병증
- 관상동맥 질환: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 심부전: 심장이 몸 전체에 혈액을 효과적으로 펌프질하지 못하게 된다.
- 심장비대: 혈액을 펌프질하는 데 더 많은 힘이 필요해 심장 근육이 비대해진다.
뇌혈관계 합병증
- 뇌졸중: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허혈성 뇌졸중) 터지는(출혈성 뇌졸중)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혈관성 치매: 뇌로 가는 혈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신장계 합병증
- 만성 신부전: 신장의 혈관이 손상되어 점차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 신부전: 심한 경우 신장이 완전히 기능을 멈출 수 있다.
안과적 합병증
- 고혈압성 망막병증: 눈의 혈관이 손상되어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말초혈관 합병증
- 말초동맥 질환: 팔다리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여 통증이나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4. 고혈압,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고혈압은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식이 조절
- 저염식: 하루 소금 섭취량을 5-6g(나트륨 2-2.4g) 이하로 제한한다.
- DASH 식이: 과일, 채소,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은 식단을 유지한다.
- 칼륨 섭취 증가: 바나나, 감자, 토마토, 오렌지 등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한다.
- 알코올 제한: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로 제한한다.
신체 활동 증가
- 유산소 운동: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빠른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한다.
- 근력 운동: 일주일에 2일 이상 주요 근육군을 단련하는 근력 운동을 한다.
체중 관리
- 정상 체중(BMI 18.5-22.9kg/m²)을 유지한다.
-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체중을 5-10% 감량하면 혈압이 유의미하게 감소할 수 있다.
스트레스 관리
- 명상, 요가, 심호흡 등의 이완 기법을 실천한다.
-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하루 7-8시간).
- 취미 활동과 사회적 지지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금연
-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5. 고혈압,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할까?
진단 방법
- 혈압 측정: 다른 날 2회 이상 측정하여 평균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 가정 혈압 측정: 가정에서 측정한 평균 혈압이 135/85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판단할 수 있다.
-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 24시간 동안 일정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여 평균 혈압이 130/8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검사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원인과 합병증을 평가한다:
- 혈액 검사(혈당, 콜레스테롤, 신장 기능 등)
- 소변 검사
- 심전도
- 흉부 X선
- 안저 검사
- 필요시 추가 검사(심초음파, 신장 초음파 등)
약물 치료
생활 습관 개선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다음과 같은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 이뇨제: 체내 나트륨과 수분을 배출하여 혈압을 낮춘다.
-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억제제):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춘다.
-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ACE 억제제와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기침 부작용이 적다.
- 칼슘 통로 차단제: 혈관벽의 근육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춘다.
- 베타 차단제: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고 심장이 펌프질하는 힘을 줄여 혈압을 낮춘다.
약물 치료는 개인의 상태, 나이,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한다.
6. 고혈압 환자의 일상생활 관리법
자가 혈압 측정
-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기록한다.
- 측정 시간은 아침(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 본 후, 아침 식사 전, 약 복용 전)과 저녁(취침 전)으로 일정하게 유지한다.
- 측정 전 최소 5분간 안정을 취한다.
약물 복용 준수
- 처방받은 약물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복용한다.
- 의사와 상담 없이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변경하지 않는다.
- 부작용이 있는 경우 즉시 의사에게 알린다.
식이 관리
- 저염식을 유지한다(음식에 소금 추가하지 않기, 가공식품 피하기 등).
-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한다.
-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을 제한한다.
운동 습관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한다(빠른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 과도한 고강도 운동은 피한다.
- 근력 운동을 병행한다.
정기 검진
- 정기적으로 의사를 방문하여 혈압을 체크하고 약물 효과를 평가한다.
-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다.
7. 고혈압 관련 최신 연구 동향
약물 치료 연구
- 복합제: 여러 약물을 낮은 용량으로 조합하여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이는 연구가 활발하다.
- 새로운 작용 기전: 기존 약물과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새로운 항고혈압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중재적 치료 연구
- 신장 신경 차단술: 신장으로 가는 교감신경을 차단하여 혈압을 낮추는 시술이 연구되고 있다.
- 경동맥 압수용체 자극술: 경동맥의 압력 감지 센서를 자극하여 혈압을 조절하는 장치가 개발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 원격 모니터링: 스마트 혈압계로 측정한 데이터를 의료진과 공유하는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 모바일 앱: 혈압 관리, 약물 복용 알림, 생활 습관 개선을 돕는 앱이 개발되고 있다.
결론
고혈압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지만, 적절한 관리를 통해 충분히 조절 가능하다. 규칙적인 혈압 측정,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 필요시 약물 치료 등을 통해 합병증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40세 이상이라면 최소 1년에 한 번 혈압을 측정하고, 고혈압 전단계(120-139/80-89mmHg)라면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고혈압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이지만, 우리의 적극적인 관리와 의료진의 도움을 통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