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헌법재판관으로서 6년, 문형배는 판결문 안에 사람의 온기를 담으려 했다. 그를 두고 사람들은 ‘법복을 입은 시인’이라 불렀다. 그의 판결에는 늘 한 문장 더 있었다. 법 이전에 사람, 조항 이전에 삶을 생각했다.법복을 입은 시인, 문형배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은 최근 퇴임하며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로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그의 법정 언어는 이미 수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그는 자살을 시도한 피고인에게 “자살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써보라”고 한 뒤, “이걸 거꾸로 써보면 어떻게 되나?”라고 물었다. 그 대답은 ‘살자’였다.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그는 “삶을 붙들고 싶다는 당신의 신호를 우리가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헌재의 중심에서 침묵하다그는 말보다 침묵이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